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바람이 분다

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본문

▶ Poem/좋은글

유리창에 이마를 대고

호랑가시 2012. 1. 31. 13:46

 

 

- 이가림

 

유리창에 이마를 대고
모래알 같은 이름 하나 불러본다

 

기어이 끊어낼 수 없는 죄의 탯줄을
깊은 땅에 묻고 돌아선 날의
막막한 벌판 끝에 열리는 밤

 

내가 일천번도 더 입맞춘 별이 있음을
이 지상의 사람들은 모르리라

 

날마다 잃었다가 되찾는 눈동자
먼 부재(不在)의 저편에서 오는 빛이기에
끝내 아무도 볼 수 없으리라

 

어디서 이 투명한 이슬은 오는가
얼굴을 가리우는 차가운 입김

 

유리창에 이마를 대고
물방울 같은 이름 하나 불러본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