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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를 읽는다 / 박완서

호랑가시 2012. 12. 11. 12:09

 

타운공사가 끝나간다.

늦은감이 있지만 이정도에 마감하는것도 조금은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.

우리 건너편 공사현장은 이런저런 이유로 공사가 늦어져 난리다.

날씨가 추워진탓에 작업장 월 난방비만도 수천이 들어간다하고..

외부조경은 내년 봄에나 가능할듯싶다.

 

 

 

 

시를 읽는다 / 박완서 

 

심심하고 심심해서 왜 사는지 모르겠을 때도 위로받기 위해 시를 읽는다.

등 따습고 배불러 정신이 돼지처럼 무디어져 있을 때 시의 가시에 찔려 정신이 번쩍 나고 싶어 시를 읽는다.

나이 드는 게 쓸쓸하고, 죽을 생각을 하면 무서워서 시를 읽는다.

꽃피고 낙엽 지는 걸 되풀이해서 봐온 햇수를 생각하고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생각하면서도

내년에 뿌릴 꽃씨를 받는 내가 측은해서 시를 읽는다.

 

- 박완서 산문집『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』(현대문학,2010)